영국일기(9) – …

글 몇줄 쓰는 것도 창작이라 뭔가 고이지 않으면 퍼낼 게 없죠. 요즘 내가 그렇습니다. 
가족들이 온 이후로 감상의 샘물이 마음의 우물에 고이지 않고 어디론가 다 새어 나간 느낌입니다.
역시 창작이란 잘 하든 못하든 마음의 배가 고파야 되는 것 같군요.  
와이프가 해주는 밥과 된장국에 배가 부르니 아무 생각이 없네요.

지난주 토요일은 식구들과 함께 차를 몰고 브라이튼에 갔습니다.
영국의 남쪽에 위치한 해안도시로 유흥지(유흥가 보다는 건전한 의미로)로 많이 알려져 런던에서도 이리로 놀러 온다고 하는군요. 회사 직원의 소개로 이곳에 있는 오뚜기 수퍼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찾아 갔습니다. 그날은 주인이 중국으로 출장을 가서 만나진 못하고 된장,고추장 ,쌀등 우리 음식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브라이튼에는 한국 어학 연수생이 좀 있다고 합니다.

일요일은 주박사(회사 직원) 따라서 영국여왕이 제일 좋아한다고 하던가 하는 윈저성(Windsor Castle)에 갔습니다. 가족용(4인) 입장료로 30 파운드를 내고 들어가서 성안의 화려한 내부와 골동품들을 구경했는데 애들은 별 관심이 없고 제 아내만이 열심히 구경을 하더군요. 나는 역사나 유적등에는 본디 취미가 없어서 별 인상깊은 게 없었고 단지 이거 만드느라 고생한 백성들 생각이 나더군요. 그리고 그런 호사를 누리는 왕이란 무엇인가, 그들이 진정 백성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이런 호사를 누릴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서만 잠시 생각했습니다.

영어실력이 많이 좋아질 거란 기대와 달리 점점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앉아서 책보고 컴퓨터 화면 들여다 보고 하니 말이 늘리가 있나요 ? 거기다가 영어가 서툰 사쿠마상과 주로 얘기를 나누니 영어가 하향 평준화 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귀라도 뚫고(귀걸이가 아님^^) 돌아가잔 생각에 TV를 항상 켜놓고 집중하려 합니다. 이제 한달 반이 가고 한달 반이 남았는데 얼른 가고 싶습니다.

한국시간으로 7시34분이군요. 딸래미가 사용하는 노트북은 한국시간에 맞춰져 있거든요. 이제 귀 좀 뚫다가 자야겠네요.

200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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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방학동 아버지댁에 와 있습니다.

명절엔 늘 그렇지만 음식과 TV로
몸과 정신을 둔하디 둔하게 만듭니다.

어쩌면 스트레스를 잘 받는 제겐 좋은 휴식일지도 모르죠.

잠시 생각의 엔진을 끄고
센서의 감도를 낮춰서
저급한 정보만 허용한 채 멍하게 사는 것
머릴 비우는 거죠 …

느티나무 언덕 친구들,
새해엔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해 지길 빕니다.

台湖.

영국일기(8) – 졸린 눈을 비비며…

식구들은 잠들고 지금은 글을 올릴 마음은 아닌데 연재를 하다보니 의무감 비슷한 게 발동하네요.

가족들과 이곳 영국에 살림을 차린 지가 일주일이 다 되어 갑니다. 외로움이 사라진 대신 다른 사소한 걱정거리들이 생기네요. 별 것들은 아니지만…

하루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큰 애의 지루함을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은근히 신경이 쓰입니다. 쓰지않는 노트북을 회사에서 빌려와 인터넷으로 친구들과 채팅을 하긴 하지만 하루가 아마 무척 길고 지루하게 느껴질 거라 생각합니다. 천안에 있으면 학교갔다 돌아 와서 컴가지고 좀 놀다 학원가고 밤이 늦어서야 집에 오는 바쁜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조용한 영국의 시골 동네에 친구도 없이 동생들이 있긴 하지만 하루종일 얼마나 지겹겠습니까 ?

그래서 딸 아이에게 ‘여기 놀러 온게 아니라 여러가지 배우러 온 거야. 이런 지루한 생활을 참아내는 것도 중요한 거란다.’ 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딸아이도 금촉(禁觸)수련을 하고 있는 중이죠.

반면에 막내(4살)와 둘째 딸(8살)은 여기 온 걸 무척 좋아합니다. 집이 2층이라 신기한지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하루종일 잘 노네요. 막내는 집에 갈때 계단을 갖고 가자고 합니다 ^^.

여기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브라이튼이란 남쪽 해안도시에 직장동료가 머물고 있는데 그저께는 거기에 있는 한국 수퍼에서 김치,우리 쌀,된장,깻잎,참기름,간장,만두등을 사왔습니다. 신김치에 흰쌀밥만 먹어도 어떤 고급 요리 부럽지 않습니다. 호박에 풋고추 그리고 공장에서 나온 된장을 풀어 끊인 된장국도 좋고요. 이제 배가 슬슬 다시 나오려 하는 것 같네요.

이번주 일요일은 브라이튼의 동료와 우리 가족이 윈저성이란 곳으로 놀러갑니다. 김밥 싸가지고서… 우리 가족들이나 저나 한 주간의 묵은 상념들을 털어내고 좋은 시간을 가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어제 회사의 차장 한사람이 본의 아니게 회사를 떠나게 되면서 전직원들한테 메일을 띄웠는데 첨부된 시가 가슴에 와 닿네요.

– 성 공 – 랄프 왈도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알며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평의 정원을 가꾸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게 만드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200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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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임원중 한 분이 회사를 떠나 송별식에 참석했습니다. 1차가 끝나고 2차는 맥주집, 그런데 젊은 직원들이 바람을 잡아 3차로 나이트클럽까지 갔습니다.

5개월 만에 돌아온 천안은 또 여기저기가 변해 있더군요. 한적했던 곳인데 거기 나이트 클럽이 들어서며 그에 죽이 맞는 여러가지 시설들(여관,포장마차등등)이 들어서고 있네요.  

여러 해 전에는 영국의 IT Manager 아닐 파텔이 일년에 한번 정도 천안을 방문하곤 했는데 올때마다 바뀌는 도시를 보며 놀랍 다고 하더군요.  영국같은 선진국은 이미 모든 게 안정이 되어 거의 변화가 없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싶으면서 급격한 변화에 익숙한 저로서는 그 친구의 놀라움이란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함도 생깁니다.

2차만 하고 집에 가려했는데 잘 아시다시피 우리 사회에서 그게 쉽지 않지요.  아무튼 오랜만에 지극히 한국적인(?) 놀이문화의 맛을 봤습니다.

춤맹이지만  적당히 취한 상태에서 나이트 클럽의 라이브밴드의 연주를 감상하고  현란한 싸이키 조명아래 춤추는 남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단지 제일 싫은 건 같이 간 사람들이 그런 나를 내버려 두지 않는 것.

台湖.

영국일기(7) – 드뎌 가족과 상봉을 하다.

어젯밤 9시30분이 지나니 출구에 와이프랑 세 아이들이 모습을 드러내더군요. 혹시 안나오면 어떻하나 긴장하고 있었는데 홍콩공항에서 갈아타는게 인터넷에서 본 그림보다 복잡했었다고 하네요. 인천에서 홍콩까지 3시간 반. 홍콩에서 런던까지 13시간 오랜 시간의 여행에도 불구하고 애들은 기내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면서 신이 나 있었습니다. 아내는 기내에서 거의 잠을 못자 두통이 있다고 하면서도 역시 첫 해외 여행의 설레임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지난 2주간 얼마나 염려를 하며 지냈던가. 영어가 안되는 가족이 홍콩에서 비행기를 놓치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서…

우리 가족의 여행을 위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는데 집에서 천안 터미날까지 차로 바래다 준 다인이 엄마, 여행가방을 빌려준 원우 엄마 그리고 인천공항까지 바래다 준 서울 사는 동서. 홍콩에서 비행기 갈아타는 길을 안내해 준 여행사 직원. 런던 히드로 공항 출구까지 안내해 준 영국인 여행사 직원, 그리고 길을 모르는 나를 위해 토요일 늦은 밤까지 차를 운전해 준 주박사(근처에 파견 나온 직원)등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일요일은 오전에 수퍼스토어에 가서 먹을 것을 사고 백화점들러 생활용품을 샀습니다. 지금 가족들은 시차와 오랜 여행의 피로로 인해 깊은 잠에 빠져 있구요.

앞으로 일기가 잘 이어질 지 모르겠네요. 또 이렇게 모이니까 혼자있는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구. 잘 쓰는 글은 아니지만 글도 뭔가 부족할 때나 외롭고 마음에 번민이 있을 때 잘 나오는 법인데 이렇게 가족까지 합류한 지금 그런 헝그리 정신이 날 지 모르겠네요.

아직도 좀 멍한 상태입니다. 여기가 어딘지 나의 가족이 여기에 함께 있을 수 있는 건지 잘 믿어지지가 않네요. ^^

200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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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금요일밤에 영국에서 돌아왔습니다.
몽롱한 정신으로 주말을 보내고 덜깬 몸과 마음으로 회사를 다녀왔습니다.

영국일기를 마무리하고 끝내려고 맘 먹었다가 느티나무에 하고 싶은 얘기 두어가지에 미련이 남아 얘길 그냥 계속합니다.

台湖.

영국일기(6) – 가족맞을 준비를 하며…

오늘 낮에 카운티 몰(백화점 같은 곳)에 가서 식구들이 쓸 침구(bedding)를 샀습니다. 그리고 퇴근 후엔 수퍼스토어(Superstore)에 들러 오렌지,토마토,사과등의 과일과 야채,드레싱등도 샀습니다. 도착 다음 날 시차적응이 안되는 가족들의 아침을 해결하니까요.

지난 20일 동안 진공청소기로 한번 밀은 거외엔 청소를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수건을 걸레삼아 나무바닥으로 된 방만 걸레질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닥에는 러그(Rug)를 깔고. 이 러그란 놈은 마로 만든 것 같은데 가마떼기 보다 많이 촘촘하고 카페트보다는 성긴 놈입니다. 여기다 애들 이불,베게 등을 사서 까니 좀 좁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지낼 수 있을 것 같네요.

오늘 서울에 사는 동서와 전화를 했습니다. 잠실 신천에서 DVD방을 하는데 요즘 경기가 아주 나쁘다고 그러네요.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랍니다. 우리 회사도 주로 반도체로 먹고 사는데 경기가 쉽사리 호전되지 않네요. 구조조정 얘기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고요. 인터넷 신문을 보니까 IMF가 다시 올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그런데다가 정치판을 보고있자면 답답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땅에서 정치하는 사람들 정말 막 가는 사람들입니다. 파렴치하고 몰염치하고 … 막가파가 따로 없습니다.

오마이뉴스의 기사에 익명의 독자들이 달아 놓은 꼬리를 읽었습니다. 말도 많고 누가 맞는 건지 모를 온갖 설들이 횡행하더군요. 글을 풀어가는 솜씨나 논리로 볼 때 함부로 거짓을 유포할 사람들은 아닐 것 같은데 그 글들을 다 사실이라 하면 정말 믿을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보여주는 것과 실제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 그렇게 차이가 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혼란스럽기 까지 합니다. 하긴 세상살다 보면 별의 별 놈들이 다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렇듯 세상은 어지럽고 그래도 우린 그 어지러운 가운데서 삶을 꾸려가야 하니 참 사는게 뭔가 싶네요. 오늘 밤도 백열등불 아래 땅콩에 맥주를 마시며 음악을 듣습니다.

조동진의 ‘항해’

이제 더 잃을 것도 없는 고난의 밤은 지나고
새벽 찬바람 불어와 우리의 텅빈 가슴으로

이제 더 찾을 것도 없는 방황의 날은 끝나고
아침 파도는 밀려와 발 아래 하얀 거품으로

끝없는 허무의 바다 춤추는 설움의 깃발
모든 걸 바람처럼 우리 가슴에 안으니
오랜 항해 끝에 찾은 상처입은 우리의 자유…

조동진 항해

No Description

 

2003년10월7일.


의무감에 가까운 맘으로 올립니다.
초은로사님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하니 영 기분이 안납니다.

위의 조동진의 항해에서 제가 좋아하는 구절중 하나가
‘이제 더 잃을 것도 없는 고난의 밤은 지나고…’

그렇게 고난의 밤은 지나고 모든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부디 평화가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台湖.

영국일기(5) – 오늘은 무슨 얘길할까 ?

단 한 사람이라도 내 얘기에, 넋두리에 귀를 기울여 준다는 것으로 글을 써나갈 충분한 힘이 된다.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마음에 찍히는 되는 여러가지 사소하고도 작은 사건들이 있다. 이런 사건들을 단서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가면 일기가 되고 수필이 된다. 그런데 그걸 그 다음날 새벽에 쓰려하니 잘 기억도 나지 않을 뿐 더러 기억이 난다 하더라고 느낌은 어디로 다 증발해 버리고 신문의 사건소식과 같이 무미건조한 기록이 되버리고 만다. 그래서 어떤 작가들은 영감이 떠오를 때 틈틈히 메모를 한다고 한다.

하루중 불쑥불쑥 앞으로 지나가야 할 오랜(적어도 내겐 그렇게 느껴짐.) 시간의 터널을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힐 듯 하다. ‘풍경’, ‘거울’등으로 유명해진 동자승 그리는 원성스님의 글중에는 어머니를 그리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고등학생일 때 자식을 출가 시킨(자신도 후에 출가를 했음.) 극성(? 이렇게 하면 욕되지.. 실은 이분은 뭘 아는 분 같다.) 어머니가 그리워 깊은 산사의 한밤중에 산에 올라가 엉엉 소리내어 울기도 많이 했다고 한다. 이것도 금촉수련이다. 또 하바드 출신 스님으로 유명한 현각은 그의 책 만행에서 구도자의 길에 뜻을 두고 스스로와의 갈등 끝에 자신의 사랑하는 여인과 연을 끊는다. 그야말로 생이별을 한 것이다. 그의 결정은 구도의 열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그러한 이별 뒤에 분명 그에게 큰 고통 따랐을 것이다. 이것도 금촉이다.

벌써(?) 온지 열흘이 지났구나. 10일이 세개 모이면 한달, 석달이니까 3곱하면 10일이 아홉번 되면 석달이 지나 가는 것이구나….  이제 9분의 1 지났네…. ㅠㅠ

어제부터 이곳 생활에 한단계 더 깊이 적응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도 많이 유창해졌다. 모든 것은 머릿 속 어딘가에 있다. 10여년간 익힌 단어와 표현 그리고 그것들을 엮어주는 문법등 모든 재료는 이미 가지고 있다. 예전에 영어회화 배울 때 단어 500개만 알면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맞는 말이다. 이제 영어가 유창해지기 위해 내가 할 일은 내 머릿 속의 영어엔진을 활성화(Activate) 시키는 것이다. 잘 아시다시피 이걸 위해서는 틀려도 좋으니 주저함이 없이 적극적으로 상대방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영어엔진에 열이 오르면 내장된 재료들은 자연스럽게 말로 엮이고 나의 혀끝으로 입술로 전달이 되어 조화로운 음의 파장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것도 하나의 율동이고 율려라 할 수 있다. 영어 엔진이 식지 않도록 노력할 것…

어제는 점심때 나빈(Java programmer인 인도청년), 사쿠마상과 함께 피자헛에 가서 피자를 먹었다. 부페형 피자인데 5파운드(약 9천원)면 여러가지의 피자와 샐러드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콜라는 따로 돈을 받는다. 사쿠마상은 은행에 돈 찾으로 먼저 일어나고 나빈과 나는 변화와 일과 사람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서로 많은 공감대가 있음을 확인했다. 자신이 있는 미국 조직의 사람들(IT)은 자신의 울타리를 잘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예를들면 10년째 RPG(IBM AS/400의 program 언어) 프로그램만 하고 있다든지… 조직은 그들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 다른 말로 SAP이 정착되면 그들은 떠나야 한다. 그러면서 나빈은 네가 여기올 수 있었다는 것은 그룹이 너를 버리지 않고 선택한 것이다 라고 말했다. 나도 알고 있는 얘기지만 이 친구 상황을 보는 눈이 단순 명쾌한 것 같다. 그리고 영리하다. 사무실로 돌아가서 내가 읽고 있는 주역(The book of change) 책의 저자 웹사이트(영한 사이트)를 알려주겠다고 하니 환영한다. 자기도 책을 한권 빌려주겠다고 한다. 제목이 ‘Change(변화)’라는 책인데 나의 후원자 아닐 파텔이 읽어보라고 주었다고 한다. 공교롭게 나도 변화에 대한 책을 나빈에게 소개했고 아닐 파텔도 변화에 대한 책을 그에게 소개를 했다. 이런 대화와 공감뒤에 우리는 서로 더 친해진 것 같다. 나빈이 아마도 나에게는 좀 특별한 인연이 아닌가 글을 쓰며 생각해 본다.

오늘은 밤에 아지트 파텔과 여기 IT 부서원들과 영화구경을 가기로 했다.

오늘은 늦게 일어난 탓에 수련 시간이 거의 없다. 간단히 몸만 풀어야겠다.

9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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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1일 날 여기 도착해서 12월 초순쯤 돌아갈 계획이었는데 Project가 늦어져 지금까지 볼모(?)로 잡혀 있습니다. 다음 주 목요일 밤 비행기 타고 돌아가니까 이제 여섯 밤만 보내면…. ^^

2시간 전에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오늘 집사람 친구들이 놀러 온다고 했거든요. 우리 집사람 쫓아 다닐 때부터 알던 친구들인데 그중 한 친구가 지난 해 유방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잘 된 것 같은데 …
아무래도 마음의 상처는 아물지 않은 채 있을 겁니다.  전화를 하기 전에 무슨 말로 힘을 불어 넣어줄까 생각을 했는데 별 달리 할 말을 찾을 수 없더군요.

앞으로 힘내서 씩씩하게 살아야 해요 !!!
그러겠노라 대답을 하더군요.

도올 강연중 나온 얘기 한토막…

예수가 병을 치료하는 신묘한 능력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많은 이들이 그를 찾아 왔는데  그중에 한 환자는 예수를 한번 만져보기라도 하려고 빽빽히 둘러싼 군중들의 틈을 헤집고 어렵사리 그의 옷자락을 잡았습니다. 순간 그의 병이 나았습니다.
그때 예수께서 돌아서서 그를 보며 한 말씀.
‘너의 믿음이 너의 병을 낫게 하였느니라.’

이 얘기를 들으면 한편의 감동적인 그림이 떠오릅니다.

台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