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줌마들에게 고함

출처: 양희은 공식 홈페이지 http://www.yangheeun.co.kr/

2003년 양희은씨 홈페이지 아줌마 게시판에 올렸던 글인데 갑자기 생각나서 퍼 담습니다.
제 글의 대부분이 재미가 없는데… 당시 아줌마들로 부터 호평을 받은 글이죠.
요즘은 일에 치여서 아이디어도 별로 없고 예전 글을 다시 우려 먹습니다. ^^ 

대흠. (台湖는 그 당시의 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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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의 시대…

전 회사에서 문서관리 부서에 일했던 적이 있었다.  남자 직원은 서너명, 여직원이 일고 여덟명 되던 부서였는데 여직원들은 고졸출신으로 공장에서 일하다가 사무직으로 전환한 아가씨들이다.

일을 해보면 여직원들하고 일을 하는게 훨씬 수월하고 잘 된다. 남자들은 대개 자기들 고정관념,고집,자존심 혹은 기득권 등 정치적인 것들에 신경을 써서 합리적으로 일을 추진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자들, 가장 말단이며 남자직원들 수발을 드는 그들하고 같이 일을 하면서 알게 된 건 그들이 대학을 졸업한 남자 직원들하고 비교해서 머리도 떨어질 것도 없고 뭐든 잘 이해를 한다.  무엇보다도 배움에 대한 갈증으로 의욕이 강한 반면 연연할 기득원이 없는 그들은 수용성이 강하다.  올바른 소리나 합당한 이유를 설명하면 잘 이해를 한다. 당시 많은 여직원들이 방통대를 다니고 있었다. 물론 당시 내가 총각사원이었다는 점도 그들에게 어느 정도 설득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암튼 당시 대리였던 나는 만일 과장이 되어 과를 하나 맡는다면 여직원들로만 데리고 뭔가 한 번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었다.

지금 우리의 아줌마들을 볼 때도 그렇다.  아줌마들한테서 많은 잠재력을 느낀다. 비록 동네 아줌마들이 매일 모여서 맛난 음식이나 해먹고 별로 생산적이지 않은 수다나 떨고 애들 학교 공부,성적얘기 이런 걸로 시간을 보내는데 뒤집어 보면 이렇게 여력이 있는 훌륭한 두뇌자원이 대체 이 땅에 어디 또 있겠느냔 생각이 들곤한다.

다들 공감하실거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남자들로부터 미래의 희망을 기대하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그들은 이미 자기들 한테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에도 허덕이고 있다. 용기도 없고 지적으로도 고갈되어 가고 있고 ‘난 이제 안돼, 넘 늙었서…’ 이런 말을 예사로이 해대는 나약한 이들이 바로 남자들다. 또한 굳을대로 굳어버린 그들의 고정관념으로 부터는 더 이상 창조적 발상도 기대하기 힘들게 되어 버렸다.

그런데 비해 아줌마들의 머리는 아직 싱싱하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교육은 다 받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들은 진정으로 뭔가를 하고 싶어한다. 비록 드러나진 않았지만 잠재된 의욕이 있다.

이 자원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우리의 미래, 인류의 미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우리가 아이들의 성적을 밑천으로 무한경쟁의 도박판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집도 예외는 아닙니다…) 언젠가 이런 무자비하고 무의미한 출혈경쟁이 수그러지는 때 쯤이면 바로 이 무한한 에너지 자원들이 용트림을 시작할 것이란 기대 아니 희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미래는 여성성의 시대라는 큰 흐름의 중요한 한 지류가 아니겠는가 ?

대한민국의 아줌마들이여 ~

이 점을 명심하셔서 부디 이 지치고 나약해진 남자들을 구원하소서. 그럼으로써 우리의 아이들로 하여금 앞으로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남자들은 정말 힘이 없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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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얘기 몇가지…

얘기 하나,
제가 사는 천안의 아파트 단지는 의사들이 많이 살아 어떤 사람들은 종합병원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여기에 의사부인들의 모임이 있다고 합니다. 비슷한 부류끼리 유유상종하는 건 인지상정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모임에서 소년소녀 가장을 돕는다던가 독거 노인을 보살핀다든가 하는 그런 얘긴 아직 전해오고 있지 않네요.  부디 그런 얘기가 들려왔으면… 그냥 모여서 폼이나 잡으면 시쳇말로 허접 쓰레기 되는지는 아시져…

얘기 둘,
와이프가 해 준 딸래미 친구엄마 얘기 하나 더하죠.

미국에서 한동안 살다와 우리 단지 65평에 사는 역시 의사 부인인데 자기 딴엔 일의 귀천을 따지지 않는 미국식 사고방식이 있어서 할인마트의 카운터 직원으로 취직을 했답니다. 그런데 그랜저말고 뭐죠 ? 더 좋은 차 아~ 에쿠우스 그거 타고 출퇴근 했답니다. 박봉인 남편 월급으로 살림하기 힘드니 애들 학원비나 벌어보자고 혹은 아빠없이 엄마 혼자 벌이하는 동료 아줌마들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았나 보더군여.
좀 다니다 그만 뒀답니다.

일하는 건 좋은데 정작 필요한 사람한텐 그런 일자리가 그리 흔하진 않습니다. 그 아줌마 그런데 까진 생각이 미치지 못한 듯 …

얘기 셋,
우리 큰 딸래미가 해 준 이야기인데….

엄마는 약사고 아빠는 의사인 친구 집에 제 딸래미하고 다른 친구가 같이 놀러 갔는데
그 집 엄마가 그 친구한테 ‘네 엄마 뭐하시니 ?’ 묻더랍니다.   ‘우리 엄마 야쿠르트 배달하시는데요…’ 했더니 인상을 찌푸리더라고 …
그리고 나서 야쿠르트 아줌마 딸래미가 그 집을 나오면서 나와서 엄청 욕을 했다나요 ‘씨바~ ‘
애한테 욕을 먹어도 싸죠. 어린 애들 한테 그런 상처를 주다니 철딱서니하고는 쯧쯧…
이런 사람들 아무리 공부해 봐야  머릿 속은 쓰레기통 수준을 벗어날 수가 없겠죠.
그 아이가 크면서 가진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적개심을 갖겠습니까 ?

느티나무 언덕엔 이런 아줌마가 없습니다.  있을 수 가 없어요. 그런 아줌마는 여기 들어와서 아무 재미를 못 느낄테니까…

의사분들 중에는 슈바이처 버금가게 헌신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텐데 공교롭게도 얘기 셋이 모두 의사집 이네요 .  일부만 보고 그런 거니 이해 바랍니다.

台湖.

최수정
2003/01/12
가끔 생각하죠.. 지금 내가 ‘부자’가 아닌것을 감사하고픈..
왜냐하면 돈이 아주 많았다면 아마도 ‘나’를 상실하고 살진
않았을까..하는 궁여지책의 생각을.. 호호  정말이지 ‘아줌마’들의 잠재력은 무섭습니다.. 인류의 미래가 아줌마들손에
달려 있음은 진정  자명한 사실 입니다…. 깨어나라, 아줌마들이여!!!!!!!!!
김화중
2003/01/12
얘기 거리가 풍부하신 台湖님의 글을 보면서,
이런 좋은 이야기는 네개로 나누워 하셨으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
한꺼번에 네가지 이야기를 수용하려니 용량의 한개를 느끼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
박순자
2003/01/12
세상을 지배하는건 남자이지만, 그 남자를 지배하는건 ….
….여자……..이다.
여성들이여……..용기를 가지고………!!^^
台湖
2003/01/12
수정님,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 열심히 일해 가능한한 많은돈을 벌 수 있다면 좋은 거라고…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쓴다.’ 이런 말도 있잖아요. 나의 작은 욕망도 채우고 그리하여 내가 즐거울 수 있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남은 돈은 쓸 데 많잖아요…
台湖
2003/01/12
화중님 지적이 맞는 것 같네요. 실은 요즘 십이지장이 좀 안정이 되면서 생각이 막 굴러가기 시작했거든요 ^^
그런 김에 생각나는대로 썼습니다.
김 경 희
2003/01/12
생각을 하게 하는 글… 감쏴!
전 나누기 위해 가능하면 돈을 좀 많이 벌고싶어요.
많이 벌면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으니까요.
그 날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진경
2003/01/13
台湖님!
여자가 아닌….어머니가 아닌…..*아줌마*들이 있어서
‘일력’이 아무일없이 돌아가고 있는거지요.^^
“안해”==아내의 옛말이죠.집안에 있는 ‘해’ 라는뜻으로…
마누라로 말고 ‘안해’로 대해준다면 세상이 또 달라질수도….
台湖
2003/01/13
그럼요,진경님.
그런 점에서 표현은 하지 않지만 늘 아내에게 감사하며 살죠.
이진경
2003/01/13
ㅎㅎㅎ 台湖님! 발 저려 하지 마셔용~~~
이글들을 봐야할 인간들은 여길 오지않는다는게 문제지요.
종규님,화중님,台湖님 같은 분들만 계신다면야..”개벽”이지요
台:별 이름 태? =  별 호수
    나         이? =  나의호수.둘중 무어라도 멋진 뜻 이네요^^
이미경
2003/01/13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 입니다.
우리 똑똑하고 푸근한 아줌마들이 집안을 일으켜 세우고
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것이라고 감히 생각하며 살고있습니다. 좋은글에 감사드립니다.

드디어 삼십여년 전의 고백을 할 곳을 찾았네요.


이름

台湖
등록일:2002/12/22

당시 중학교 이학년 이었을 겁니다. 서소문 TBC 방송국 앞, 길 건너편에서 서성대며 방송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었죠. 지금도 제법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동양방송국 저녁 6시 ‘팝송다이알’이라는 프로가 끝나는 시간, 그러니까 7시 좀 넘어서죠… 매일 방송을 들으며 사모하던 그녀가 청바지 차림으로 방송국 건물 앞 계단을 경쾌한 걸음으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차마 앞에 나설 용기가 없어 멀리서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녀가 사라질 때까지 …

편지 한통 썼다가 찢어버린 기억도 나는군요. 내가 봐도 어찌나 유치한지 차마 부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앓다가 그리고 잊혀졌다가 대학에 들어가서인가 명동 어디에서 스치듯 그녀를 봤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더 흘러서 아주 오랜만에 TV에 나온 그녀는 어린 시절의 환상을 깨기에 충분하리 만큼 달라져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아줌마가 되어버린 거죠. ^^

정말 반갑습니다. 양희은 누님이라고 해야 하나요 ?

저도 이제 마흔넷인가,다섯인가(늘 헷깔려서…) 먹은 중년이 되었습니다. 흰머리는 늘어가고 머리숱도 자꾸 줄고 거울을 보면 아직 젊은 것 같은데 사진을 보면 피할 수 없이 중년남자가 나오는군요. 처음에는 사진이 잘못 나왔겠거니 했는데 계속 그러니 더 이상 핑계를 댈 수가 없네요. 이제 그만 꿈 깨야겠죠.

여기는 영국 런던에서 남쪽으로 차로 한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크롤리(Crawley)라는 작은 도시입니다. 본사에서 일 때문에 네달째 체류하고 있습니다. 그저께 같이 있었던 가족(처, 큰딸 장은빈,둘째 자빈 그리고 막내 현규)이 돌아가고 지금은 혼자 있습니다. 같이 있을 때는 챙겨주기 힘들기도 하고 혼자있고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공항에 데려다 주고 그날 저녁에 집에 돌아오니 썰렁함과 함께 금새 애들과 와이프가 그리워지네요.

이곳 직원들은 크리스마스다 연말이다 해서 들뜬 맘으로 다들 휴가를 떠났지만 저는 오늘도 회사에 나가 일(공부)를 했답니다. 달리 외로움을 달랠 방법이 없네요. 저도 다음 달엔 드디어 돌아갑니다. 그리운 고향, 내가 태어난 나라로…

제가 가지고 있는 희은누님의 노래는 아주 오래 전의 베스트 앨범하고 나뭇잎사이로(조동진님의 곡도 좋아했지만 누님의 곡은 편곡이 더 잘된 것 같아요) 하덕규의 ‘한계령’이 실린 음반, 그리고 작년에 산 ‘사랑 그 쓸쓸함에…'(맞나요?)가  담긴 그리고 사람좋게 생긴 이병우가 곡을 쓰고 참여한 CD앨범을 갖고 있습니다.

누님의 후반기 음악들은 뭐랄까… 누구나 세월과 함께 성숙해진다고는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말하기에는 너무 진부하단 생각이라…서늘한 깊이… 그리고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느낌 … 영감과 같은 걸까요..(작년에 산 cd는 차에서 며칠을 계속 들었어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차분히 다시 들어보고 느낌을 정리하면 표현이 될 것 같은데 지금은 좀 그렇군요.

홈페이지가 너무 훌륭합니다. 저도 작년에 개인 도메인 사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가 공개도 제대로 하지않고 폐쇄했죠.  욕심은 많은데 게으르니 스트레스를 받더라구요. 홈페이지 시작할 때 노래 참 좋네요. 돌아가면 당장 사 들어야 겠네요.

삼십년이 지나서 부치는 편지라 그동안 쌓은 내공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

바로 아래 딸이 어머니 모시고 누님의 공연에 다녀온 소감과 어머님의 감동을 올렸는데 노래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오래도록 좋은 노래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Crawley에서 台湖 드림.

양희은
2002/12/22
고마워요.  긴 시간이 지나버렸네요.  누군가 위로가, 또는 벗이 필요할 때 노래는 등불이 되어줄 수 있죠. 파이가 아닌 등불! 나눠 주어도 줄어 들지 않는…. 큰 숙제예요.
김선애
2002/12/23
희은언니!  안녕하세요. 어제 친구로 부터 희은언니 홈페이지 소식을 들었어요. 학구열도 대단하시다고… 뭐든지 열심히 하시는 생활인이라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주들러 놀다 가겠
최수정
2002/12/23
너무,, 아름다운 팬 이시네요…  느티나무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
台湖
2002/12/24
고맙습니다. 수정님 그리고 희은누님 !

큰 딸래미 책상 위의 혼돈

예전에 써 놓은 글인데 화중님이 올린 도올의 글과 어울리는 것 같네요.
카오스적 창조성을 꿈꾸며 올립니다…

台湖.


그것을 편치않은 맘으로 바라보는 아내와 나.

아이들은 혼돈(Chaos) 나라에 살고 나와 아내는 질서(Cosmos) 나라에 산다. 우리 부부는 열심히 치우고 정리하고 청소한다. 그와 동시에 한편에서 아이들은 꺼내고 흐뜨리고 어질러 놓기 시작한다. 이게 무슨 찰리 채플린 주연의 코메디 한 장면인가 ? 

우리 큰 딸아이 은빈이 책상은 늘 난장판이다. 연필,노트,책 그리고 연필통들이 제각각 개성을 발휘하듯 널브러져 있다. 그 위에서 숙제하고 공부한다. 우리 부부는 늘 정리정돈 하라고 잔소리한다.

와이프가 들려준 얘기,
패닉의 이적 어머니가 방송에 나와 말했는데 자기네 집은 항상 발디딜 틈도 없이 어질러져 있었고 굳이 치우려하지 않고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 그토록 창조적이고 재기 넘치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아들로 자랐는가? 그래도 우리 와이프는 어질러진 꼴을 보지 못한다.

‘지식의 지배’란 책을 참 오래 끼고 앉아 보고 있는데 그 안에 이런 말이 나온다.

법칙 7
질서를 다른 모든 것보다 높이 평가하는 사회는 창의적일 수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질서가 없다면 창의성은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이 사그라지고 만다.
-레스터 서로우-

나의 직장생활 16년의 한 축은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기득권을 해체시키기 위해 혼돈을 부추기는 선동가 혹은 선지자의 야심으로 점철된 것이었다.(노동운동가는 아니었음). 그러나 한편으론 알뜰히 아끼며 생활하는- 튼튼한 질서를 세우려 노력하는- 아내를 밀어주는 충실한 후원자이기도 했다. 이렇듯 나의 안팎에 혼재하는 혼돈과 질서. 

김지하의 ‘율려란 무엇인가?’에서…

“…그럼 뭐가 필요하냐? 보이지 않는 질서 안에 움직이는 어떤 신령한 생성이 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카오스 코스모스, 코스모스 카오스, 이건 수운(水雲)의 불연기연(不然其然) ‘아니다 그렇다’, ‘그렇다 아니다’와 똑 같아요… 컴퓨터식으로 No-Yes,Yes-No 뿐 입니다.  
이것 가지고는 새로운 세계가 창조 안됩니다. 지금 변증법 대신 들어가 있는 것이 이진법입니다.
디지털 이진법입니다. 디지털 가지고는 새 문화를 못 만듭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 이겁니다. 제3의 논리로 돌아가야 돼요.
3을 인정해야 됩니다. 그 대신 변증법은 보이는 차원의 하나,둘,셋을 잡았어요.
보이는 차원과 보이지 않는 차원의 교호관계에 대해서는 데이비드 봄의 <숨겨진 질서>라는 책을 참고하세요.
그러면 보이면서 보이지 않고,보이지 않으면서 보이는, 그리고 현단계 차원과 그 속에 숨어 있던 새 차원이 새롭게 등장하는 이런 엄청난 생성 구조 안에서 이것과 저것,저것과 이것,’그렇다 아니다’,’아니다 그렇다’ 음과 양, 이런 식으로 나누는 것이 디지털 코드인데 이것만 가지고 안된다면 무엇을 3으로 보며, 3을 변증법적인 합명제가 아닌 무엇으로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이겁니다…….
‘카오스-코스모스’하고 ‘코스모스-카오스’하면 그때 그것 안에서 무엇인가 생성한다는 거예요. 그것이 미묘하게 나오는 거예요.  무늬,문채 아름다움. 제3의 어떤 무궁 신령한 것이……

이 늦은 밤 얘기가 다소 어려워졌는데 ‘지식의 지배’를 읽다가 떠오른 딸래미 책상과 최근의 일련의 사건들이 머릿속에 이렇게 정리되고 있고 이것은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화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2015_10_07_08.3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