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몽이란게 잠에 들고 나서 꿈이 시작되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생생한 영상을 보면서 잠에 빠지는 경우도 자각몽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 새벽에 그런 경험을 했다. 지난 해부터 두 권의 자각몽 책을 읽고 꿈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전과 다르게 꿈이 잘 기억도 안나고 새벽에 잠을 설치는 바람에 며칠 중단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런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새벽 2시에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았는데 눈 앞에 생생한 영상이 펼쳐졌다. 전에도 잠들기 전 이런 영상들을 본 적이 있었는데, 어떤 때는 손상된 사람들의 얼굴도 나타나고 그땐 그게 구천을 떠도는 영가들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이번에는 물속에 해파리 같은 부유물이 떠다니고 위쪽에선 햇빛이 들어오는 영상이 나타났다. 이어서 어떤 거리에 사람들이 보였다. 그 모습은 시각화할 때나 보통 꿈 꿀 때와는 달리 매우 생생했다. 그때까진 잠에 빠지진 않았으나 의식은 대략 알파 상태에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려 마음을 먹으니 얼굴이 클로즈업이 되기도 하고… 기억나는 건 거기까지다.


카를로스 카스타네다
의 ‘자각몽, 또다른 현실의 문’이란 책을 보면 꿈수행의 일곱 단계중 첫 단계를 멕시코 마법사 돈 후앙은 미국인 인류학자인 그의 제자 카를로스외의 대화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관문은  반드시 통과해야 할 문턱인데, 깊은 잠에 빠지기 전에 느끼는 독특한 느낌을 잘 알아 차리게 될 때 통과한 거라네.” 그가 말했다. “기분 좋은 무거움 같은, 눈을 뜰 수 없게 만드는 느낌 말이야. 그 어둠과 무거움의 느낌 속에서 자신이 지금 막 잠에 빠져들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바로 그 순간이 첫 번째 관문에 도달한 거라네” 
 “잠들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까? 단계적으로 밟아야 할 훈련이라도 있나요?”
“아니 밟아야 할 훈련은 없네. 그냥 잠에 빠져들고 있음을 알아차리겠다는 의도를 내기만 하면 된다네.”
“하지만 알아차리겠다는 의도를 어떻게 낼 수 있죠?”
“의도 혹은 의도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하기가 힘들다네. 나는 누구든 그걸 설명하려고 하면 마치 바보 소리처럼 들릴걸세. 일단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들어보게나. ‘마법사들은 무엇이든 그것을 그저 의도함으로써 의도하고자 하는 그것을 의도한다네’.”

주) 여기서 말하는 의도는 리얼리티 트랜서핑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개념이다 


꿈수행을 하려는 건 아니었고 단지 시각화 훈련에 도움을 얻으려고 했는데 꿈수행 일차 관문의 문턱에 올라선 느낌이다. 일단은 이 정도 선에서 자각몽을 좀 더 경험을 해보려 한다.

참고로, 책에 따르면 돈 후앙의 꿈수행은 스승없이 혼자 하는 것은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 자칫하면 다른 차원의 존재들한테 끌려가 우리가 사는 현실로 부터 사라질 수도 있다고 한다.

대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