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근, 불수의근, 수의심, 불수의심

[감각 깨우기] 수련중 신체의 느낄 수 있는 부분과 느낄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수의근과 불수의근과 관련이 있을 것 같아 참고하려고 아래 글을 퍼왔다. 수의심과 불수의심도 글쓴 분의 확장된 생각으로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대흠.

출처: 태고종 게시판


물처럼 바람처럼 – 내 맘이 내 맘처럼

신경, 골격과 함께 우리 몸의 운동기능을 감당하는 근육에는 수의근(隨意筋)과 불수의근(不隨意筋)이 있습니다. 한자 뜻풀이 그대로 수의근은 우리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근육이고, 불수의근은 그렇지 못한 근육을 일컫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팔 근육은 수의근 입니다. 우리가 팔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 별다른 이상이 없는 한 우리는 마음먹은 대로 팔을 들 수 있습니다. 다리나 등에 있는 근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같은 한 몸에 있지만 심장 근육이나 내장 근육의 대부분은 의지와 관계없이 자신이 알아 움직이는 불수의근 입니다. 불수의근은 자율신경의 지시를 받습니다. 우리 근육이 골격근인 수의근과 내장근인 불수의근으로 나뉘는 건 생명의 소중함을 원초적으로 지키기 위한 자연의 섭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런데 이처럼 우리 몸에 수의근 불수의근이 있듯, 우리 마음에도 수의심(隨意心) 불수의심(不隨意心)이 따로 있는 듯 합니다. 내가 의식하는 대로 움직여주는 마음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맘대로 작동하는 마음 말입니다. 우리는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되는 경우를 자주 경험합니다. 내일이 시험날인데, 오늘 이리 놀아서는 안되는데, 알면서도 책상 앞을 떠나고야 마는 내 마음. 저 이를 더 이상 미워해서는 안되는데, 그래봤자 아무에게도 도움될 게 없다는 걸 아는데, 그래도 저 치가 미워 죽겠다 싶은 내 마음. 불수의심에 부대끼는 게 삶이라는 생각마저 들곤 합니다.


곰곰히 살펴보면 수의심은 우리 마음 가운데 의식의 영역에서 발동된 마음이요, 불수의심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발동된 마음이 아닌가 싶네요. 지나친 단순화의 우려도 있지만, 의식이 이성과 자기극복 의지의 자리라면, 무의식은 본능과 욕망의 자리일 겝니다. 흔히들 지적하듯 의식은 마음이라는 빙산의 극히 일부요, 물 밑 잠수 부분인 무의식의 세계는 그야말로 광대무변이라고들 합니다. 무의식 영역이 넓고 깊은 만큼 인간의 마음과 이에 따른 행동을 지배하는 곳은 상당 부분 무의식일 겝니다. 인간은 이성에 따라 판단 행동하는 경우보다는 욕망을 따르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게지요. 즉 사람은 ‘해야할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이게 인간 본면목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하고픈 일’ 보다는 ‘해야할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하니, 여기서 삶의 질곡이 발생한다고 하겠지요.


하고픈 일이 곧 해야할 일이 되는 삶은 불가능할까요. 다시 말해 몸과 맘이 하나로 이어지는 삶 말입니다. 그런 삶이 당장 성취되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그런 삶을 지향하는 자세만이라도 밝혀볼 순 없을까요.


우리 몸 근육에서 시사점을 찾아봅니다. 상기대로 우리 근육은 수의근 불수의근이 엄연한데, 다만 호흡근만은 두 성질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호흡근이라는 별도의 개별 근육이 있는 게 아니라 횡경막, 복근 등 호흡에 동원되는 모든 근육들의 유기적 구성을 통해 호흡은 수행된다고 합니다). 즉 숨은 의도하면 어느 정도 멈출 수 있지만 끝내 스스로의 의지로 숨을 안 쉴 순 없기에, 호흡근은 수의면서 동시에 불수의입니다.


우리가 팔을 드는 동작은, ‘팔을 들라’는 두뇌의 지시가 전기신호로 근육을 수축시켜야 팔이 들리는 것인데, ‘팔을 든다’는 생각이 어느 시점에서 전기신호로 바뀌는 지는 현대 심신의학에서도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즉 심신의학의 핵심과제인 심신 연결 기제가 아직 규명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인류의 지혜는 객관적인 기제 규명은 아니지만 임상적 결과는 갖고 있지요. 즉 옛부터 몸과 맘을 하나로 잇는 통로로 호흡을 강조해 왔습니다. 호흡근이 수의와 불수의 이중성을 갖는 건 호흡이 몸과 맘을 하나로 잇는 길임을 자연이 암시한 게지요.


숨도 못쉴 것 같은 세상일수록 의식으로 깨어 있어 숨이나마 제대로 쉬어 보는 지혜가 아쉽습니다. (若水)    


작   성   자 :  한국불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