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언덕 바로 너머에 봄이 서성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꿈같은 아지랭이를 앞세우고 봄은 올 것입니다.
긴 겨울이 가고 아지랭이 피어 오르는 새봄이 올때면 찾아 듣는 노래입니다.
도시에서 자라나 고향이랄 것도 없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을 울리는 노래.
대흠.
듣기
실향가
고향 하늘에 저 별, 저 별
저 많은 밤 별들
눈에 어리는 그 날, 그 날들이
거기에 빛나네
불어오는 겨울 바람도 상쾌해
어린 날들의 추억이 여기 다시
춤을 추네
춤을 추네
저 맑은 별 빛 아래
한 밤 깊도록 뛰놀던 골목길
그 때 동무들 이제 모두 어른 되어
그 곳을 떠나고
빈 동리 하늘엔 찬 바람 결의
북두칠성
나의 머리 위로
그 날의 향수를 쏟아 부어
눈물 젖네
눈물 젖네
나의 옛집은
나도 모르는 젊은 내외의 새주인 만나고
바깥 사랑채엔
늙으신 어머니, 어린 조카들, 가난한 형수님
아버님 젯상엔 둘러 앉은 객지의 형제들
한 밤의 정적과 옛 집의 사랑이 새삼스레
몰려드네
몰려드네
이 벌판 마을에
긴 겨울이 가고 새 봄이 오며는
저 먼 들길 위로
잊고 있던 꿈 같은 아지랭이도 피어오르리라
햇볕이 좋아 얼었던 대지에 새 풀이 돋으면
이 겨울 바람도, 바람의 설움도 잊혀질까
고향집도
고향집도
(1981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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