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 콘서트, 걷고 걷고…

좋은 구경하면 후기를 남기곤 하는데, 어젯밤에는 기수련으로 인한 명현 현상 때문에 몸 아파서… 17일 공연을 보고 다음날인 일요일 아침에 올리고 오늘 24일 내용을 좀 더 보완을 했습니다.


아이들 낳기 전에 마눌님과 조동진과 한영애 콘서트 두번 가보고는 20년이 넘도록 그럴 기회가 없었는데 어제 전인권 콘서트를 가게 되었습니다. 저야 80년대 부터 들국화 팬이고 LP도 몇 장 갖고 있는 매니아니 당연히 그럴테지만 제 어깨 너머로만 듣던 들국화, 전인권에 우리 마눌님이 푹 빠져 버렸습니다. 내년쯤에 다시 가자고 하네요. 애들도 데리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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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저나 와이프나 예상을 뛰어 넘는 감동을 먹었습니다.

첫곡은 콘서트 타이틀로 처음 듣는 노래임에도 전인권의 색깔이 강한 곡으로 전혀 낯설지 않고 바로 귀에 감깁니다. 🙂

전인권의 찢어질 듯 거칠고 강렬한 보컬을 들으면서 드럼, 기타, 베이스, 키보드, 트럼펫 등과 함께 사람의 목소리도 정말 괜찮은 악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밴드를 소개하는데 모두 젊고 실력있는 연주자들이라 소개를 합니다. 특히 드럼을 하는 신중현의 막내 아들이자 신대철의 동생인 신석철은 세계 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드러머리고 극찬을 합니다. 그리고 객원 키보드 연주자로 유명한(?) 뮤지션 정원영이 참가 했는데 검색해서 알아보니 참 멋진 사람이더군요.

공연의 절정은 역시 들국화의 히트곡으로 꾸며졌습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의 전주가 시작될 땐 눈물이 날 듯 뭉클했고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노래들, ‘행진’, ‘돌고 돌고 돌고’ 가 이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앵콜 곡 -전인권은 자기들은 앵콜 곡을 기본적으로 4개를 한다면서 익살을 떱니다. 그 중에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였던, 계절에 어울리진 않지만 잔잔한 서정이 깔린 기타와 피아노 반주, 그리고 공허한 조동진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 ‘겨울비’를 전인권이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조동진의 노래를 처음 듣고 통기타로 저런 음악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조동진의 원곡

앵콜 곡의 피날레는 제가 요 며칠 길 다니면서 반복적으로 들었던 딮퍼플의 Smoke on the Water로 장식을 했습니다.

할 얘기는 많지만…
이제 곧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가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해 콘서트를 할텐데(며칠 전에 폴이 건강상의이유로 취소했죠.) 그는 전세계 대중음악의 역사에 금자탑을 세운 인물이며, 뛰어난 재능을 가진 뮤지션으로 무척 좋아합니다만 지난주에 본 전인권 콘서트의 감동에는 미치지 못할 거란 생각입니다. 재능보단 정서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저는 전인권의 거친 인생 여정이 묻어난 목소리, 노래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