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함에 대하여

나이는 좀 먹었지만 TV 세대인 나는 집에 혼자 있을 때 TV를 켜지 않으면 불안해집니다. 그런데 며칠 전 중국에 사는 동료와 얘기 중에 중국 사람들은 TV를 보지 않아도 항상 소리를 크게 해서 켜놓는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건 인간 내면에 숨겨진 원초적 두려움 때문일 것이라 말했죠. 외부 자극이 없으면 에너지가 내부로 향해 그 캄캄하고도 몹시도 두려운 내면의 세계와 대면을 할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죠. 아마도 이걸 회피하기 위한 의식 혹은 무의식적인 행위일 것입니다.

난 괜찮아 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TV에다가 인터넷 회선 마저 잘라버리면… 그래도 괜찮을까?

그래도 괜찮아~ 하면 이번에는 방문을 밖에서 대못질로 막아 버리고 창문도 빛 한줄기 새지 않도록 가리고 …

그야말로 캄캄한 암흑 속에서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3일만 있어보라고 제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 와이프는 그렇게 좀 쉬다 왔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루만 그렇게 편안하게 누워 잠이나 자고 피로가 다 풀리면…
이틀이 남습니다. 캄캄한 방에서 아무 것도 할 일도 없이… ^^
그래서 난 못한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심심한 걸 유난히 견디지 못합니다.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왜 심심한지… 왜 그걸 못견디는지
아마도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자신들이 겪은 그 암흑(?)의 내면 세계에 시간적으로 가까운 데 비해
그걸 가리워줄 지식이나 경험 등 세상의 자극들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이걸로 트랙백을 결려다가 얘기가 옆으로 너무 많이 샜군요. ^^
류한석님이 “아무 소리가 안 나면 왠지 쓸쓸해서요”라고 하는 바람에…

대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