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우가 추천한 앨범


이병우는 흥행 감독이다. 좀 더 풀어 말하면 흥행 영화 전문 음악감독이다. <왕의 남자> <괴물> <장화, 홍련>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등이 모두 이병우 음악감독의 작품이다. 지금은 영화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음악감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그는 전설로 통한다. 1980년대 후반 조동익과 결성한 듀오 ‘어떤날’이 남긴 두 장의 앨범과 일련의 솔로앨범들이 증거품들이다. 무직도르프(Musikdorf)라는 자신만의 음악마을을 만들어 솔로 작업과 영화음악 작업을 병행해 오고 있는 이병우를 만난 건 늦여름의 열섬현상이 가시지 않은 9월의 어떤 밤이었다. 서울 청담동의 인적 드문 주택가 사이에 자리잡은 스튜디오를 찾아 땀을 식히고 있는 사이 청량하게 맨살을 드러낸 머리와 명확한 곡선의 검은색 안경을 쓴 이병우가 들어왔다.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 주제가를 만들던 중이라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는 느긋하게 추천앨범들을 하나씩 꺼내들며 설명을 이어갔다…
http://music.naver.com/today.nhn?startdate=20080922

이병우의 첫 번째 추천 앨범 : 조동진의 [행복한 사람]

나도 조동진의 첫 앨범을 갖고 있고 이병우와 같이 특히 ‘겨울비’를 좋아했다. 이 노래에 얽힌 추억도 있으니… 당시 대학생 이었던 나는 ‘임예진’이라는 하이틴 스타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어느 크리스마스 초저녁 잠에서 깨자 라디오에 그녀가 나왔고 또 ‘겨울비’란 노래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난 그 노래가 떠나간 여인을 그리워 하는 노래인 줄 알고 있었는데 임예진의 목소리와 함께 노래가 순간적으로 내 마음을 크게 흔들어 버렸다. 잘 못먹는 술, 40도 드라이진 댓병을 거의 3분의 1 가량 마셨다. 그 다음날 거의 죽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노래는 어머니를 묻고 와서 지은 노래였다. 지금은 이 노래 들을 때 마다 어머니를 보내고 어린 동생(조동익)과 남은 조동진을 생각한다.
     

이병우의 두 번째 추천 앨범 : 김민기의 [Past Life Of]

중학교 때 나도 김민기의 ‘아름다운 사람’을 좋아했고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던 기억이 남아 있다.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단순한 멜로디에 아르페지오 정도 뜯으면 반주를 할 수 있는 이 노랠 불러 보고 싶다.


‘어떤 날’ 앨범도 한 장 갖고 있고 이병우가 곡을 쓴 양희은의 앨범도 있고 조동진의 콘서트 갔을 때 한쪽 구석에서 일렉 기타를 치는 이병우를 인상깊게 본 적도 있고… 노래 가사들을 보면 이병우가 애매한 표현이긴 하나 ‘착한 사람’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이병우와 나는 매우 잘 맞을 것 같다.


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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