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리학개론에 관하여

현대물리학개론에 관하여
위 그림은 달 탐험을 위한 최초의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8호가 1968년 12월 24일 아침 달 궤도에 진입하여 촬영한 달에서 지구가 뜨는 모습이다. 미국의 아폴로 계획은 1961년 5월 25일 당시 미국 대통령 케네디가 1960년대가 끝나기 전에 사람을 달 표면에 착륙시키고 그들을 다시 지구로 안전하게 귀환시키겠다는 포부를 발표한 뒤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케네디는 약속을 다섯달이나 더 먼저 지켰다. 아폴로 11호를 타고간 암스트롱이 1969년 7월 20일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 때 암스트롱과 알드린은 달 표면을 단지 2시간 반 동안만 걸었지만 아폴로 계획의 마지막 우주선인 아폴로 17호에서는 우주인들이 모두 합하여 22시간 동안 달 표면을 걸었고 달에서 3일동안 머물렀다.

 

온갖 우주인들과 만나서 싸우고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는 만화나 영화 그리고 컴퓨터 게임과 함께 자란 여러분은 우주여행이라는 것이 그리 신기할 것도 없을 지 모른다. 우주여행은 인간이 언젠가 이루어낼 당연한 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여러분이 태어나기도 전인 30년 전에 인간은 이미 달에 갔었기 때문에 여러분은 달 여행이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했던 시기에 대학생이었던 나는 인간이 지구 밖을 탐험할 수가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기만 하였던 기억을 갖고있다.

케네디는 아폴로 계획에 250억달러를 투자하였다. 실제로 아폴로 20호까지 계획하였지만 예산 부족으로 아폴로 17호에서 중단하였다. 그러면 인간이 달까지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미국의 돈인가? 아폴로 계획을 수행한 미국 항공우주국의 우수한 인재들인가?

 

나는 인간이 달에 갈 수 있었던 것은 자연이 돌아가는 비밀을, 자연의 동작 원리를, 자연 법칙을, 인간이 알아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선을 만들고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계획을 세우는 모든 작업이 자연 법칙에 꼭 들어맞도록 설계되지 않았더라면, 조금이라도 오차가 있었다면, 달로의 여행은 결코 성공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면 인간은 자연법칙을 언제 어떻게 알게되었을까? 어떤 사람이 영감에 의해 우연히 알게 되었을까? 아니면 이사람, 저사람의 생각이 모여 점차로 알게되었을까?

 

자연과학에 속한 학문은 모두 자연법칙을 다룬다. 그렇지만 자연의 가장 기본되는 법칙을 다루는 분야가 물리학이다. 나는 물리학이 300년 전 뉴턴으로부터 시작하였다고 말한다. 그 전에도 자연이 돌아가는 이치에 대해 말로 설명한 학자들이 많았지만 뉴턴이 처음으로 자연의 기본 법칙을 수식으로 표현하였던 것이다.

뉴턴이 갑자기 자연의 기본법칙을 영감에 의해 알아낸 것은 아니다. 밤하늘에서 다른 별들과는 달리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 같은 행성들의 운동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하여 폴란드 태생의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제안하였다. 이 지동설을 확인하기 위하여 덴마크의 브라헤는 수십년동안 행성들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기록하였다. 독일의 천재 과학자 케플러가 브라헤의 자료를 분석하고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모두 태양을 공통의 한 초점으로 하는 타원을 그리며 회전한다는 행성 운동에 관한 케플러 법칙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당시 학자들은 이 케플러 법칙이 왜 성립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 이유를 제공한 사람이 바로 영국의 뉴턴이었다.

 

그렇게 해서 물리학이 뉴턴으로부터 시작하였다. 물리학의 법칙이 수식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에 누구든지 그 법칙을 관심있는 현상에 적용하여 그 법칙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뉴턴 이후 19세기 말에 이르기까지 300년 동안 사람들은 뉴턴에서 시작한 물리학이 하늘에서 관찰되는 별들의 운동 뿐 아니라 지상에서 관찰되는 자연현상도 다 설명할 수 있음을 알게되었다.

 

물리학을 크게 고전물리학과 현대물리학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구닥다리 물리학을 고전물리학이라고 부르고 최신의 물리학을 현대물리학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다.

뉴턴의 고전역학, 맥스웰의 고전전자기학, 그리고 열역학과 통계역학 등 뉴턴으로 부터 시작하여 19세기 말까지 그 골격이 완성된 물리학의 분야를 통털어 고전물리학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인간이 자연 현상이 돌아가는 근본적인 이치를 다 알게되었다고 생각하던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고전물리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같은 현상이 관찰되기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그럴리가 없고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보면 결국은 고전물리학으로 다 설명되리라고 믿었다. 그렇지만 고전물리학이 자연현상을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학자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빛과 연관된 현상 그리고 원자 내부의 원인에 의해 관찰되는 현상 등에서 고전물리학이 성립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우선 빛의 속도가 참 이상하였다. 가만히 서서 측정한 빛의 속도나 빛을 쫓아가면서 측정한 속도나 빛의 진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측정한 속도가 모두 똑같았다. 시속 150km로 달리는 기차를 시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를 타고 쫓아가면서 보면 기차는 시속 50km로 달린다. 이것을 자동차를 탄 사람이 본 기차의 상대속도라고 한다. 그런데 빛의 경우 이 상대속도가 가만히 서서 측정하나 빛을 쫓아가면서 측정하나 그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측정하나 정확히 1초에 30만km로 다 같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이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고려하고 해결방안을 찾아 고심하였다. 결국 이 문제는 그 때까지 우리가 갖고 있었던 공간과 시간에 대한 개념 자체에 비롯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빛의 속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논리적 방법을 강구한 것이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다.

 

원자 내부 현상에 대해서도 그렇게 위력이 좋았던 고전물리학이 전혀 성립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단순히 고전물리학이 성립하지 않는 것 뿐 아니고 원자 내부에서 벌어지는 현상에서는 당시 알고있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약 20년에 걸쳐 막스 플랑크, 닐스 보어, 울프강 파울리,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등 많은 물리학자들의 연구가 종합되어 원자 내부 세계에서 성립하는 자연 법칙을 규명할 수가 있었다. 이 분야를 양자론이라고 한다.

 

20세기 초 아인슈타인 혼자 힘에 의해 수립된 상대론과 20여년에 걸쳐 수많은 사람이 함께 만든 양자론 두 분야를 합하여 현대물리학이라고 부른다.

 

이 강의의 주제는 현대물리학 즉 상대론과 양자론이다. 나는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도 상대론과 양자론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현대의 첨단 과학문명은 바로 상대론과 양자론이 밝혀준 원자와 분자 내부 세계의 자연법칙 즉 물질의 성질을 인간이 잘 이해하게 됨으로서 가능하게 되었다. 인간을 달까지 실어다준 아폴로 계획도 현대물리학이 확고하게 수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나는 인간이 현대 과학문명 아래서 살아가자면 인간이 물리학 즉 고전물리학과 현대물리학을 깨우치기 까지의 과정과 물리학이 도대체 어떤 학문인지에 대해 알고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물리학을 더 이상 보통 사람은 알 필요가 없는 복잡하고 난해한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인간이 자연의 비밀을 한꺼풀씩 벗겨가면서 자연의 법칙을 알게된 이야기에 흥미를 가질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