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일기 – 시작하기 전에…

글을 쓴다는 데는 남한테 보여준다는 전제가 따르고 그러다보면 자꾸 사람들을 의식하게 되어 생각이 많아지고 가뜩이나 요즘 십이지장궤양이 도져 속도 아픈데….

영국에 있다고 하니까 아줌마들이 알고 싶으신 게 많은 것 같아 그냥 가만히 있자니 그것도 은근히 압력으로 작용하네요. ^^  그동안 어느 직장인 동호회에 영국일기라고 써 올린 게 있는데 그 때는 일만하던 때라 그야말로 나의 신변잡기에 가까운 글들을 써서 영국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계신 분들은 별로 건질 것도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영국을 본격적으로 돌아다닌 건 가족이 합류하고 나서인데 이때는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또 글 쓸 여유가 없었고…

대학때 그러니까 20여년 전에 문학사상이라는 잡지를 봤는데(문학청년이라서 본 게 아니라 우연한 기회에 잡지 보게된 것임.) 거기 지금 민주당 김한길의원의 ‘미국일기’가 연재되고 있었습니다. 김한길 부부가 미국에 건너가서 고생하면서 주경야독하는 얘기인데 그때 그 글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걸 흉내내서 ‘태호의 영국일기’라고 써봤는데 제 글은 가는대로 내버려 두면 자꾸 심각해지고 무거워져서 가라앉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 건지 별 인기를 못 끌었습니다.

반면에 원종규님의 ‘미국 이야기’를 보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글로 객관적이면서 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여행기를 쓰려면 저렇게 써야 하는데 하는 생각에 저는 글을 올릴 생각을 접고 있었죠.

작년 9월 1일에 집을 떠나 여기 5개월째 생활하고 있고 중간에 가족들(처와 딸 둘 그리고 막내 아들 하나)이 와서 두달간 같이 지냈죠. 큰 애 중학 진학때문에 가족들은 지난 12월에 돌아 갔구요. 저도 이 달 24일 날 돌아갑니다.

넘 기대는 마시고 그냥 이런 것도 있구나. 다양한게 좋은 것이여~ 하는 차원에서 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台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