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에서 경험한 몰입(Flow)

어제 출퇴근 중 지하철에서 몰입 상태를 경험했습니다. 이전에도 몰입을 경험하지 못한 바는 아니지만 조금은 특별하게 경험을 했던 것 같습니다. 몰입의 순간이 지금 여기(Here and Now)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과 그것이 행복이고, 해피포켓의 저자 데이비드 기칸디가 만트라처럼 반복하는 기쁨(Joy)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행복은 돈이나 권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의식적으로 찾는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철학자 밀은 ‘네 스스로에게 지금 행복하냐고 물어보는 순간, 행복은 달아난다.’라고 말했다. 행복은 직접적으로 찾을 때가 아니라 좋든 싫든 간에 우리 인생의 순간순간에 충분히 몰입하고 있을 때 온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중에서

이런 몰입 상태는 이전에도 자주 경험했습니다만 그 상태를 인지하고 그 경험에 라벨을 붙여 놓았다는 것 역시 이전에 거의 무의식적으로 경험했던 것과는 차이가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어제 아침 지하철에서 노트북을 켜고 번역 작업에 몰입하던 중에 일어난 느낌입니다.

월요일 아침은 본디 다소 혼란스럽고 부정적인 것 같다. 주말동안 일을 작은 단위로 쪼개 놓은 것도 수시로 찾아오는 혼란 속에 길을 잃거나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나를 둘러싼 불확실한 환경에 휘둘릴 필요없이 그저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주어진 작은 조각에만 ‪#‎몰입‬ 하면 된다. 그러다보면 불안과 혼란은 아침 햇살에 어둠 가시듯 사라져 버린다.

아침 출근길에 이어 퇴근길 지하철에서도 구닥다리가 된 갤노트2의 멀티창에 Adobe Reader와 네이버 사전을 동시에 띄워 놓고 번역 중인 스크립트(Transcript)를 해석하며 잠시 몰입 상태를 경험했습니다.
 갤럭시노트2_MultiWindow

명상으로 얘기를 하면, 몰입은 집중 명상에 가까운 것이라 위빠사나와 같은 통찰 명상과는 외견상 분명 다르지만 어제의 경험으로 볼 때 양자가 똑같이 ‘지금 여기’에 기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와 미래를 술취한 원숭이처럼 뛰어 다니는 마음이 아닌…

대흠.

 

PS. 이미 많은 선사나 명상가, 학자들이 수도 없이 겪었고, 경험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 얘기로 웬 호들갑이냐 할지 모르지만, 내가 직접, 내 몸과 마음으로 경험했다는 사실에 큰 중요성을 둡니다. 

PS2. 안철수 의원이 어느날 책을 읽는데 자신은 30분 정도 지났는 줄 알았는데 6시간이 흘러갔다고 말한 게 기억이 납니다. 이쯤되면 몰입의 대가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그는 그고 나는 납니다. 나는 내 우주(Personal Bubble of Reality)의 주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