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이 금융자본화 하면 한국경제는 ‘게임 끝'”


출처: http://pressian.com/article/article.asp?rticle_num=60090407151925&Section=02


[인터뷰] 장하준 “신자유주의는 가짜 성장주의”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국가-재벌-노조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북구식 사회민주주의 국가를 만들자’는 주장을 할 수 있었던 전제는 재벌들이 고용과 성장 등에 기여하는 건전한 산업자본으로 남아 있을 경우이다. 하지만 이 재벌들이 고용, 성장 등은 도외시 한 채 오로지 이윤만을 추구하는 금융자본이 된다면?

“게임은 끝나버린다.”

장하준 교수가 현재 한국경제의 흐름에서 가장 걱정하는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단기 이윤 내라고 닦달하고 주식시장 통해 기업에서 돈 빼가는 식이면 자본의 국적이 무슨 상관이냐. 미래에셋이 메릴린치보다 낫다고 할 수 있냐.”

자본시장통합법, 금산분리 완화가 문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재벌이 현재 세계 1등인 상품을 하나 이상씩 갖고 있지만 판도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 잭 웰치가 이끌었던 GE의 운명이 이를 잘 말해준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 재벌들도 하루 아침에 변하지는 않겠지만 금융자본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서비스산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윤증현 경제팀의 노선에 대해서도 “서비스산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는 룩셈부르크 등 진짜 규모가 작은 나라밖에 없다”면서 “서비스업은 대부분 수출이 안 되기 때문에 국제수지를 유지할 수 없다. 미국은 그렇게 서비스산업이 발달했지만 계속 무역적자”라고 비판했다. 여전히 한국경제의 살 길은 제조업에서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일본, 독일 등과 달리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착취하는 구조인 한국에서 제조업 육성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까? 장 교수는 ‘국가’의 역할에 주목했다. 국가가 시장의 ‘심판’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산업정책이라는 큰 그림을 갖고 경제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

지금처럼 정부가 공정한 ‘심판’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규제완화 등 신자유주의 노선을 밀어붙인다면?

“저성장 양극화가 고착돼 남미화될 것 같다. 실제로 점점 남미화 되고 있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한국의 가계저축률이 국민소득 대비 25%로 세계 1, 2위를 다퉜는데 지금은 1% 정도밖에 안 된다. 브라질도 가계저축률이 7~8%는 된다.”

장 교수와 인터뷰는 6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박인규 대표가 진행했다. 이날 인터뷰의 후반부를 싣는다. (☞인터뷰 전반부 : “대공황보다 더 큰 위기…극복 전망이 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