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현정 [破邪顯正]

20여년 전에 읽던 ‘禪사상’이란 잡지에서 어떤 스님이 말씀하셨던걸로 기억하는데 … 5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여러 성인들과 구루(Guru)들의 영향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내 사고와 행위의 지침은 바로 이 ‘파사현정’이다.

네이버의 백과사전에서는 ‘파사현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불교에서 나온 용어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뜻이다. 사악한 것을 깨닫는 것은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을 의미하므로 얽매이는 마음을 타파하면 바르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용어는 특히 삼론종(三論宗)의 중요한 근본 교리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대부분이 인터넷 검색 결과들은 ‘파사현정’을 이와 같이 설명하고 있는데 이건 너무 피상적이다.
지금 기억하는 그 스님의 말씀은 대략 이렇다.

인간은 진리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가려낼 수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올바름(正) 혹은 진리를 찾는 과정은 잘못된 것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아가는 것이다.  한꺼풀씩 벗겨가다 보면 제일 마지막에 남는 놈이 있다.  이것 마저 부정을 할 때 진리가 모습을 드러낸다는 이야기다.  사실은 이것은 끝이 없는 길일지도 모른다.  마치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9마리의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와 같다.

어느날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구를 떠받치는 건 아홉 마리의 큰 코끼리이니라.’
‘그럼 그 아홉마리의 코끼리는 무엇이 떠 받들고 있습니까?’ ‘또 다른 아홉 마리의 더 큰 코끼리 이니라.’
‘그럼 가장 마지막엔 무엇이 떠받치고 있습니까?’ ‘가장 마지막에 떠 받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아홉 마리의 코끼리이다.’

끝없는 질문.  구도의 길은 끝이 없다고 한다.  수행자들 뿐만 아니라  세속의 사람들이나 기업등 경제 주체들도 어느 것 하나 이 길에서 예외일 수 없다.  끝없이 발전을 모색하면서 나아가는 시행착오의 과정이다.

설사 지금 이 순간 내가 이것이 옳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쳐대도 그 모든 것은 한시적이고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을  내 안의 ‘나’는 알고 있다.

 

대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