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일기(1) – 다녀오겠습니다 !

일요일 영국으로 출발합니다. SAP이라는 기업용 S/W 설치 Project에 test 참가 요청을 받았습니다.
12월경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장기 출장은 첨이라 좀 부담도 됩니다. 와이프와 새끼들도 보고 싶고 된장찌게 생각도 많이 날텐데… 참아야죠.

神仙되기 위해 거치는 3 가지 큰 수련이 있는데 그중에 금촉(禁觸)수련이란게 있습니다. 상념을 일으키는 것들과 일정기간 접촉을 끊는 수련이죠.  그럼으로써 진정한 자기 내면과 피할 수 없는 대면을 하게 되겠죠.  단군신화에 곰이 동굴 속에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로 살다 나와 인간이 되었다는 얘기가 바로 금촉수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겁니다.

전 아직 그 비슷한 것도 해본 적이 없지만 빛을 포함한 모든 것으로 부터의 완전 고립에 따른 막대한 고통과 그 후에 얻게되는 광명이랄까 통찰이랄까 그런 것들에 대해 상상은 해봅니다.

이번 출장은 가족과 떨어져 있음으로 인해 아주 가벼운 금촉의 효과를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후에 조금이라도 성장한 자신을 만나게 되면 좋겠네요.

아울러 SAP이라는 영양가 있는 S/W를 알게 됨으로 생기는 이익도 챙겨와야죠. 내가 예상하는 직장생활 수명이 한 2년 정도 더 늘어날 것 같군요. ^^

몸은 멀리 있어도 사이버상으로는 계속 볼 수가 있으니 열분들은 아무런 차이도 느끼지 못하겠죠.

천안에서
2002년8월30일.

* ^^ * ———————————————–
작년에 처음으로 인터넷에서 만난 어느 역술인 한테 사주를 본 적이 있었는데 외로움을 잘 타는 사주라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의 삶이 왜 그런가가 확연히 이해가 되더군요. 자라난 환경으로 보면 부모슬하에서 위로 형 아래로 여동생,할아버지 주변의 친척들 하등 외로움을 탈 이유가 없는데 …  물론 겉보기는 멀쩡해도 집안 내력은 좀 복잡해서 불화가 있긴 했지만요.  전생에 적지않은 죄업이 있는 탓인지 남들이 생각하기에는 쓸데없는 근심과 불안, 많은 생각들로 점철된 인생살이였습니다.

영국본사로 부터 3~4개월 일하러 오라는 청을 받고 한편으론 직장 생활 말년에 좋은 기회가 왔구나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수개월간 가장이 없는 집 식구들에 대한 자잘한 걱정에다 홀로 있으면서 겪게 될 쓸쓸함에 대한 두려움등등으로 심사가 복잡했습니다.

지금 직장을 7,8년 다니면서 거의 일년에 한번은 영국을 왔습니다. 보통 일주일간을 호텔과 회사를 오가며 지냈는데 그 일주일도 견디기가 쉽지 않았던 저로서는 그런 걱정이 없을 수 없었겠죠.

단전호흡이나 仙道에 깊은 관심을 갖고 수련(본격적인 것은 아니고…)을 해왔는데 그런 성격에 대한 반대급부랄까 두려워하면서도 금촉수련에 대한 매력(?)을 느껴왔었습니다. 왜 그런 거 있잖습니까 ?  무서워하면서도 자꾸 들여다 보고 싶어하는 심리. 암튼 이 문제는 하늘이 저한테 내려준 숙제처럼 느껴집니다. 정말 그걸 내가 풀어낼 수 있을까 ?

앞으로 연재될 일기는 그런 개성을 가진 사람의 내면을 보여주는 그야말로 일기입니다. 이미 써 놓은 글을 손질하여 올리는 것이지만 가끔 영국사람,문화등 나름대로 느낀 바를 글로 옮겨볼까 생각중입니다.

台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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