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도나(Sedona) 리포트

세도나는 제가 단학수련할 때 이야기를 많이 듣고 저도 여행을 할 뻔 한 곳인데 미국 정신세계 동향을 살피는 곳이자 바로미터라 할 수 있습니다.

대흠. 

이경옥 회원님이 강한 볼텍스에너지의 근원으로 알려진 미국 세도나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일고 있는 수련문화와 정신세계 활동을 탐방기 형식으로 엮었습니다.


안녕하세요, 프란시스?
한달 간의 미국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이곳은 벌써 봄이 한창입니다.
연분홍 진달래와 노오란 개나리들로 물들여진 한국의 산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겨우내 언 땅을 뚫고 피어나는 많은 봄의 전령사들이 있지만 유난히 진달래 꽃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은 꽃의 특징이 한국인의 정서와 어울리는, 우리 선조들의 심성을 닮은 데가 많아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꽃잎의 모양이 소박하면서도 화사하고 아주 부드러우며 은은한 빛깔을 띄고, 수줍은 듯 다소곳이 서 있는 진달래 꽃….

장황한 꽃 이야기로 시작되었지만 결국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나 도심(道心)도 그와 같다고 봅니다. 제가 미국의 정신적 메카인 세도나에서 당신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철학을 비롯하여 과학, 심리학, 종교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고, 당신 스스로가 직접 영적 진화를 위한 여러 워크샵을 진행했었기에 당신과의 대화는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전 사실 미국의 정신적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물질과 과학의 첨단을 달리고 있는 서구의 정신 문명은 과연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했거든요. 제가 특히 샌프란시스코와 세도나에 관심을 갖고 방문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죠. 샌프란시스코는 히피문화의 발생지로 지금도 수많은 워크샵과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의 정신활동이 활발히 이어지고 있고, 세도나는 현재 미국 수련문화의 메카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도시이니까요. 그런데 막상 와보니 이 나라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인구가 신인간(新人間)이라 자처할 만큼 정신적 작업에 관심이 있거나 나름대로의 훈련을 하고 있더군요. LA의 번화가에서도 의식의 진화에 관한 책과 잡지, 음반등 각종 자료와 다양한 워크샵, 테라피 등을 통해 일반인들 전체의 의식을 바꾸고 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었던 동양의 사상서와 고대의 비서(秘書)들을 그곳에서 만났을 때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쉽게 가시화해내는 서양은 과연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나라이구나 싶었습니다. 동양의 전통적 측면에선 내면의 세계, 즉 도(道)를 프로그램화하거나 상업화시키는 일 따위가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러한 작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도를 접하고 의식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높이 사야할 점이라 느꼈습니다. 그것은 세도나를 방문하고서 더욱 실감하였는데, 세도나는 정말 아름다왔습니다. 그곳에서 수 천년 동안 살아왔던 인디안들이‘신성한 땅’이라 하여 아끼고 사랑해왔던 곳답게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기운이 아주 독특하더군요. 그런 자원을 소중히 여기고 가꾸려는 섬세한 배려나, 그 독특한 분위기를 살려 세계인들을 매혹시키는 미국적 상술도 대단하구요. 사실 기운으로 말하자면 이곳 한국에도 뛰어난 곳이 많거든요. 그러나 우리는 그 소중한 자원을 아끼고 가꾸는 일에 능숙하지 못해서인지, 상술에 약해서인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하네요. 하기는 그곳에서 오래 살았던 제 선배는 그 아름답고 소박했던 세도나도 이제는 상업적인 관광지로 바뀌어 간다고 한탄했지요.
 

 아뭏튼 신성한 기운이 모이는 볼텍스를 중심으로 뉴에이지 센타, 오쇼 명상센타를 비롯하여 한국의 단학센타까지 수많은 수련센타와 뉴에이지 피플(?)들이 모여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은 도시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공동체 같았습니다. 거리마다 한가롭고, 사람들도 열려 있고 이완되어 있는 모습이 참 평화로와 보였습니다. 제가 조카를 데리고 볼텍스를 비롯하여, 뉴에이지 센타, 오쇼 명상센타, 단학센타, 로버트 아담스의 사트상 등 각기 특징이 다른 여러
명상처를 방문한 것은 제 개인적인 관심도 있었지만 미국의 도심에서 자란 제 조카에게 삶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고픈 마음도 컸습니다. 세도나의 명소인 5개의 볼텍스(Cathedral Rock, Airport Vortex,Boynton Canyon, Bell Rock, Traffic Signal)는 정말 장관이었죠. 적토로 이루어진 웅장하고 아름답게 솟아있는 바위산의 형상과 장소마다 각기 다른 독특한 기운은 기(氣)가 뭔지 모르는 제 조카마저 그 기운에 압도되어 행복해 할 정도였으니까요. 또한 여러 명상과 향기요법, 맛사지 테라피, 소리와 빛을 이용한 힐링, 오라소마, 점성술 등을 잘 활용하여 대중화시킨 뉴에이지 센타나 오쇼의 독특한 명상 프로그램들이 계속 진행되고 센타에서 운영하는 작고 예쁜 카페를 통해 맛볼 수 있었던 오쇼 명상센타의 활발한 분위기에 제 조카가 신선한 감동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러나 제 조카가 어려서인지 보다 정적이고 동양적인 명상센터에 대해서는 덜 감동받더군요. 저로서는 라마나 마하리쉬의
직계 제자인 로버트 아담스 사트상에 참석했을 때, 그 고요하고 단순하며 소박한 분위기가 무척 좋았거든요. 물론 로버트는 2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그 제자들은 여전히 스승이 옆에 계신 듯 고요하고 경건하게 스승의 말씀을 서로 나누고 명상을 하는 것이 아주 순수해 보였습니다. 또 고전 발레리나의 길을 가던 중 류머티즘 관절염에 걸린 일을 계기로 명상과 치료가의 길을 걷게된 마리 마가렛 로즈가 이끌고 있는‘Earth Mother Father Foundation’의 소박하고 헌신적인 분위기도 좋았구요. 물론 큰 도로의 바로 옆에 있는 단(丹)센타의 간판을 보았을 때는 반갑기 그지없었죠.

 그러나 세도나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자연 그 자체와 자연을 소중히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숙되고 열려 있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특히 당신과 당신의 부인인 캐씨의 아름다운 관계에 대해 저도 제 조카도 한없이 감동받았죠. 그토록 깊고 넓게 의식의 세계를 탐구하고 수련을 해왔으면서도 일상의 삶을 통해 진정한 수행을 하고 있다는 당신의 얘기는 비단 말에 그치고 있음이 아님을 제가 보았으니까요. 당신은 최근에 시작한 조그만 노상 카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며 더욱 진실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그로 인해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셨지요. 그리고 낮에는 사회단체에서 일을 하고 오후부터 밤까지는 식당에서 음식 나르는 일을 하며 진실되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준 캐씨에게서도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당신과 캐씨의 관계, 즉 서로 깊이 사랑하면서도 각자의 공간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보호하여 주는 모습은 성숙된 개인들의 관계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한 성숙되고 아름다운 관계가 비단 두 사람 사이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친구들, 모든 사람에게로 확장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당신의 말씀에 제 가슴이 뭉클했었지요. 그리고 대체의학과 자연식품에 대한 인식이 아주 높아, 질 높은 자연식품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자연치료법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부러운 일이었습니다. 어쩌면 동양에서는 그냥 간과하거나 우습게 알 수 있는 점도 당신들은 아주 진지하게 연구하여 생활에 적용하고 있더군요. 보이지 않는 것을 현실로 연결시키는 것, 내적 깨달음들을 삶과 조화시키는 것은 진리의 실천적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봅니다.

 옛 어른들도 진리는 바로‘지금 여기’에 있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는데, 우리의 마음은 늘 저 먼 곳을 향해 달려가고 그래서 늘 현재를 놓치고 있지요. 실제 우리 사회가 도(道)에 관한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지금은 그것이 소수의 특정인 또는 별난 사람들만 하는 것인 줄 생각하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세계처럼 되어버린 것도 그러한 맥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제가 본 서양의 뛰어난 점은 동양의 유서깊은 정신들에 관한 자료를 동양보다도 더 많이 탐구하고 보유하고 있고, 의식의 진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창조하고 습득해서 그것을 일상의 삶 속으로 끌어들여 사람들의 삶의 차원을 높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동시에 어떤 틀이 없이도 이 땅에 깊숙이 스미어 있는 옛 어른들의 그 깊은 도심(道心)을 더 깊이 느끼고 체득해야겠다는 마음이 절실해지면서 서울로 돌아오는 저의 가슴은 설레기 시작했습니다.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나진 않지만 깊이 우러나오는 화사함이 있고, 여리고 부드러우나 강인하고 싱그러운 생명력을 지닌 진달래꽃같은 마음이 바로 이 땅의 기운일 겁니다. 그러한 우리의 내적 깊이와 당신들의 실용성과 실천력을 조화시킨다면 우리 모두의 특권인 정신과 물질의 풍요를 누구나가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프란시스,
제가 그곳을 떠나기 전날, 당신과 함께 갔던 인디안들의 기도처가 기억납니다. 그때 붉은 바위 위에 그려진 나선형의 문양들을 보며 당신은 옛 인디안들이 우주의 이치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그 문양이 새겨진 조그만 돌을 이곳 친구에게 보여 주었더니“그게 바로 우리의 아리랑이야.”하더군요. 제가 본 그 땅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겠지만, 제가 조금이나마 물질적 과학문명을 통해 어떻게 의식이 진화될 수 있는가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당신과 캐씨의 깊은 배려와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을 고이 간직할께요. 그때 시간과 공간을 관통하고 있는 하나의 흐름을 느꼈듯, 당신과 캐씨의 따뜻하고 순수한 미소는 제 가슴 속에 늘 살아 있을 것입니다.
그럼 다시 뵐 때까지 행복하세요.

서울에서 메루 드림.

출처 : 미내사
http://www.herenow.co.kr/bbs/skin/free_magazine/view_img.php?file=data/book_data2/1263775373/13.pdf

미내사의 허락없이 올립니다. 알리기 위해 무료 배포하는 자료인데 문을 꼭꼭 닫아 놓고 공개하시니까 조금 답답하네요. 미내사도
2.0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하는데 이쪽 정신세계 계신 분들이 그런 면엔 좀 어두우신 것 같습니다. (내리라 하시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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