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물리학 교수

회사가 모 유명 대학 내에 입주해 있는데 언젠가 그 대학의 한 물리학과 교수님과 술자리에서 마주할 기회가 있었다.  나 같은 사람으로서는 물리학자와 대화를 할 기회가 쉽지 않아 기회다 싶어서 내가 줏어 들어 알고 있는 강단 밖의 신과학이랄까 신비학이랄까 아니면 현대물리학의 동향 등… 그런 것들에 대한 짧은 소견을 바탕으로 질문을 드렸는데 넉넉한 인품과 겸손함을 갖춘 교수님은 자신은 그런 것에 대해 공부해 본 적이 없다고 하시면서도 나름대로 그 개연성은 인정하셨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의 현실에 대해서도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지금 자신이 처한 대학의 현실 속에서 학자로서의 본분을 지키기가 어렵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요즘 이 분과 담배 피우러 나가다 자주 마주친다. 간단한 목례만을 나누지만 내 카메라에는 이 분의 행동 거지가 그대로 찍히고 분석이 된다. 그 분의 움직임은 늘상 매우 바쁘고 항상 누구와 연락을 하는지 핸드폰을 들고 다닌다.

내가 갖고 있는 물리학자의 피상적인 이미지와는 너무 거리가 멀다. 내 뇌에 찍힌 영상에 우리나라 대학과 그 안에서 연구를 하는 학자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비지니스맨은 빠르게 움직이고 학자는 천천히 움직인다.

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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