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때 본 두 편의 영화 감상소감

타짜와 괴물.

‘타짜’의 최동훈 감독이 ‘범죄의 재구성’이란 몇달 전에 역시 TV에서 재미있게 본 영화의 감독이었다고 큰 딸래미로 부터 전해 들었는데 영화 스타일이 사건 전개등이 매우 유사하다.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조폭의 배 안에 들어가서 조폭 두목과 곤(? 조승우)이 최후의 승부를 벌이는데 저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나올까 궁금함을 갖고 지켜 보았다. 한 순간에 위험한 상황을 뒤엎으면서 조폭 두목의 손을 부하가 오함마로 내리치게 하고 딴 돈을 거머쥐고 부상당한 형까지 데리고 배에서 빠져 나왔다.  이연결도 스티븐 시걸도 아닌 왜소한 체구의 조승우가 조폭의 소굴인 배에서 빠져 나오는 스토리는 정말 마술과도 같이 절묘했다.    

‘괴물’은 큰 딸래미가 강력히 추천한 영화로 이 영화를 의식적으로 회피하다가 이번에는 피하지 못하고 보게 되었다.  보고싶지 않은 이유는 강두(송강호)의 딸 ‘현서’가 죽는 스토리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그렇게 슬프지 않은 까닭은 현서가 죽으며 구해 낸 거지 아이로 현서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슬픔을 희석하며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봉준호 감독의 센스 때문이다.

‘살인의 추억’과 비슷한 장면이 두 군데 눈에 띄는데 박해일이 장례식장에서 조카를 구해내지 못한 멍청한 형에게 날리는 ‘두발당수(?)’- 프로레슬링에서 몸을 공중에 날리며 두 발로 상대를 가격하는 기술-와 살인의 추억에서 시골 형사 송강호가 서울 형사 김상경을 범죄 용의자로 오해하고 시골길 언덕에서 날리던 ‘두발당수’가 그것이다.

한가지 더 ‘살인의 추억’과 오버랩이 일어나는 장면은 전직 형사인 송강호가 십여년이 지난  미결 살인사건의 장소를 지나치다 당시 시신이 버려진 하수구를 물끄러미 들여다 보는 장면과 딸과 아버지를 잃은 잔인한 계절이 가고  어느덧 겨울을 맞아 매점 안에서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 보고 있는 현서 아빠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마지막 장면에서 봉준호 감독의 재기 넘치는 메세지가 압권이다. 

매점 안에서 밥상을 준비하고 아이와 밥을 먹는데 TV에서는 미국의 관리가 나와 지난 사건에 대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현서가 떠나며 남겨 놓은 아이가 강두에게 TV가 재미 없으니 꺼달라고 한다.  강두는 리모콘을 찾는다.  리모콘이 보이지 않자 앉은 채로 TV로 다가가 손이 아닌 발끝을 주욱 뻗어 TV 스위치를 눌러 꺼버리고 밥을 먹는다.

이것은 분명 소시민을 우롱하는 권력에 대한 소시민의 조롱이다.

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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